저는 올해로 유방암을 진단받은지 10년차, 갑상선 암 5단계를 진단 받은지 8년차인 두가지 암을 가지고 있는 아만자예요. 유방암은 5년이 지나고 중증등록이 끝난 뒤로는 그냥 개인 병원에서 1년에 한번씩 맘모그램과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고요~ 올 8월에도 큰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고 무사 통과하였습니다. 하지만 2016년에 유방암 치료를 끝낸지 1년 5개월만에 6개월마다 하는 정기검진에서 오른쪽 갑상선에 혹이 있는데 모양이 안 좋다며 세침검사를 했고 5단계 암의심이라는 검사 결과를 들었습니다. 크기는 0.5cm정도로 크지 않으니 반절제를 하자며 수술날짜를 잡았지만, 다른 병원도 몇군데 들려봤는데 거의 대부분 수술을 권했습니다. 그러다 한 대학병원의 교수님께서 일단 크기가 크지 않고 또 전이도 없는데다가 갑상선의 위치도 나쁘지 않다고하여 추적관찰을 권하셔서 1년마다 초음파 검사를 하고 지내고 있었어요. 처음 3-4년은 뭐 아무생각 없이 지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고 오래되니 은근 이것저것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수술을 하는것도 자신이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만 하다가 시간이 흐르게 되었고 진료를 받던 교수님이 은퇴를 하면서 21년 이후로는 서울 강남의 한 유명한 이비인후과에서도 진료를 보게 되었고 원장 선생님은 수술을 원하면 하라고 말씀해 주셨지만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말을 하고 작년 1월까지 검진을 한 후 지방으로 거처를 옮기고 나니 서울을 가는게 쉽지는 않아서 차일피일 미루다 1년 하고도 8개월이란 시간이 후딱 지나가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제가 6년동안 매년 검진을 다녔던 대학병원의 그 교수님께서 서울 동묘쪽에 개인병원을 오픈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예약을 하고 진료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거의 1년 8개월만의 갑상선 정기검진 ... 너무 오래되어서 걱정반 속시원함 반의 감정을 가지고 서울로 가는길
8월말에 유방초음파 검사 하면서 갑상선 검사도 같이해서 대략 아주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걸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너무 오랜만의 검진이라서 사실 마음을 비우고 결과가 안 좋으면 이번에야 말로 수술을 해야지 싶었고 만약에 이상이 없다면 이제라도 고주파 시술을 해볼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올라갔어요. 이 병원에선 개인병원이지만 수술도 하고 고주파 시술도 한다고 하기에 둘 중 어느거라도 하자 싶었어요. 내가 처음 갑상선 진단을 받았을때만 해도 고주파는 양성혹에만 시술을 권장하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서울대 아산대병원등 우리나라 권위있는 대학병원에서도 갑상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고주파 시술 임상시험도 진행중일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랜만의 서울행이라서 당일로 다녀올까 하다가 하룻밤 자고 오고자 병원에서 거리가 가까운 명동에 숙소를 정하고 버스를 타고 동묘역으로 가는길.. 너무 일찍와서 점심시간에 딱 걸려서 빌딩아래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드디어 병원문을 열고 들어서다. 두근두근 하는 마음을 가지고 진료실로 들어서는 길 ~ 교수님은 3년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화가 없으십니다 ㅎㅎ 저만 팍 늙은 기분이 드는건? 뭐 교수님의 진료를 거쳐간 환자가 수없이 많을테고 1년에 한번 진료 받으러 오는 환자이니 절 기억할리는 만무지만 ^^ 암튼 예전 진료받을때의 기록은 가져올 수 없었지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제가 고주차시술 얘기를 꺼내니 갑상선 고주파 시술은 시간도 약 10-30분 정도면 끝나고 간단한 시술이라며 긍정적으로 말씀해 주셨어요. 진료가 끝나고 초음파실로 옮겨서 초음파를 보고 작년에 강남 이비인후과에서는 크기가 0.8정도 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여기서는 0.5정도 되는 크기라고 크기는 병원마다 어떻게 재느냐에 따라 다 다르다며 암튼 전이도 안 보이고 크기도 막 커지지 않은것 같다면서 8년이나 지나고도 이 정도라면 굳이 고주파를 할 필요없이 계속 추적관찰을 하는것도 좋을것 같다는 말씀이었음. 얼결에 초음파 검사비 지불하고 (3만 5천원으로 저렴했음) 1년뒤로 예약을 잡고 오긴 했는데 일단 전이가 일어나면 고주파 시술을 할수가 없으므로 내년이 되기전에 그냥 시술을 받을것인지 생각좀 해보고 결정을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갑상선암은 일반적으로 거북이 암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오래되면 간혹 진행이 굉장히 빠르고 예후가 안 좋다는 미분화암으로 변할수도 있다고 해서 그점이 걱정스러워 이번 진료때 여쭤보니 크기가 작은 암들은 그럴 확률이 없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암튼 원하던 답을 듣긴 했지만 기분이 좋다기 보다는 마음 한쪽은 찜찜함을 담고 온 진료였습니다.
앞으로 식단관리도 좀 엄격하게 하자 싶어서 유기농 당근과 비트를 주문하고 오늘아침 즙으로 내려서 한잔 마셔줬습니다. 그리고 아침만은 자연식물식으로 먹는 원칙을 지키고 있기에 키위와 사과를 먼저 먹고 좀 기다린 후에 삶은 고구마로 아침을 마무리 했어요. 현미식에 채식으로만 밥상을 꾸리긴 어렵겠지만 일단 6개월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식단관리 열심히 한 다음 다시한번 검사하러 갈 예정입니다. 모든 암 환자분들의 건투를 빕니다.
앞으론 식단과 갑상선에 대한 정보도 열심히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